현지 시각 기준 2월 7일,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신규 고용(517,000)이 거의 2배 가까이 급증하며 시장 예상치의 약 3배에 달했던 다소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던 1월 미국 고용 보고서 발표 후 파월 의장의 첫 공개 석상 발언입니다. 큰 틀에서는 지난 FOMC 회의 때와 비슷하였습니다. 사실 그 사이에 있었던 주요 변수는 미국 고용 보고서 발표였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기도 합니다.
파월 의장은 고용 시장이 강력하다고 언급하며 내년까지 인플레이션을 2%로 맞추겠다며 여전한 금리 인상 의지를 보였습니다.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되기는(has begun) 했지만 이는 겨우 전체 경제의 1/4에 불과한 상품 부분에서만이며 주거비(housing)를 제외한 서비스 부분에서는 아직 감소하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발언도 하였습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예상보다 강한 경제 지표에 대한 우려를 표했을 때는 하락했지만 결국 상승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주의할 점은 있습니다. 연준 인사들이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고 하면서도 긴축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적 긴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발언에 비해서는 약해지긴 했지만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파월 의장은 강한 고용 시장 보고서나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금리를 더 높여야 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잠시 시장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각각 0.78%, 1.90% 올라섰습니다. 대형주 중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9% 상승했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업종별로는 금리에 민감한 기술, 통신 관련주가 올랐습니다. AI와 관련하여 마이크로소프트가 4.20%, 알파벳(GOOGL)은 4.61% 상승했으며 엔비디아(5.14%) 등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파월 의장이 어떤 말을 했기에 시장이 이렇게 반응하였을까요?
파월 의장의 주요 발언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인플레이션율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목표가 2%라고 하였습니다.
올해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감소가 있을 것이며 내년에는 연준의 목표치인 2%와 비슷해질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즉,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는 2년이 걸릴 것이지만 확실히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며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시장은 이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3%로도 충분하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2%가 글로벌 스탠다드이며 연준의 목표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2%대라고 하였습니다. 현재 PCE 물가지수 상승률과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각각 5%, 4.4%입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목표치를 바꿀 생각이 없음을 강력하게 시사하였습니다.
파월 의장은 역시 지난 1월 일자리 보고서에서 예상보다 고용이 강력했음을 언급하였습니다.
아직 서비스 부분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이렇게 경제 지표가 강력하다면 결국 인플레이션 하락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 과정은 울퉁불퉁(bumpy)할 것이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한동안 제한적인 수준의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높은 금리 상태를 더 오랫동안 지속해야 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금리는 데이터, 특히 물가를 보고 결정한다고 하였습니다.
데이터가 예상보다 강력하게 계속 들어오고 금리 인상을 더 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리면 금리를 확실히 올리겠다고 하였습니다. 고용이나 인플레이션 지표를 보고 5.00~5.25% 이상의 최종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둔화된다면 금리 인상을 안 할 수도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겠지요.
사실 지난 발언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반응하고, 환호하였고 랠리를 이어갔습니다. 각자의 예상과 투자 성향에 따라 투자자들의 태도 차이가 극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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