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으로 지난 2월 6일,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구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인공지능 'Bard'를 발표했습니다. 바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챗GPT처럼 이용자와 문답을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형 인공지능입니다. 공식 명칭은 ‘어프렌티스 바드(Apprentice Bard)'로, '대화응용을 위한 언어모델(LaMDA, Language Model for Dialogue Applications)'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 피차이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대중에게 더 널리 제공될 것 같다며 이에 앞서 신뢰할 수 있는 테스터를 상대로 해당 기술을 우선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드 발표가 구글에 미친 영향
바드 발표 후 구글 주가는 약 5% 상승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문제점을 보이며 챗GPT를 인식해 다소 급하게 움직이면서 아직 미완성인 기술을 지나치게 빨리 내놓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v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를 발표하고 검색 엔진 빙(Bing)에 AI 챗봇을 장착했습니다. 구글로서는 마음이 조급해졌나 봅니다. 무리하게 반격을 하는 모습이 자꾸 보입니다. 미리 준비를 하고는 있었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챗봇을 탑재한 새로운 빙을 공개하고 하루 만에 구글 역시 새로운 발표를 했습니다.
구글은 현지시각 8일, 프랑스 파리 행사에서 AI 기반의 새 검색 기능에 대한 세부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복잡한 질문에 대해 짧은 답변이나 토막 정보, 외부 사이트 링크 제공처럼 기존의 반응보다 더 직접적이고 긴 텍스트로 답할 수 있다고 합니다. 프라바카르 라그하반 구글 수석부사장은 생성형 AI가 이용자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정보를 다룰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가족에게 맞는 차를 구입할 경우 새 검색 기능 바드는 "예산 등을 고려하고 이를 단순화해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pros & cons)을 모두 설명한다는 것이죠.
그 외에도 구글 번역, 구글 맵 등에서도 더욱 발전된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바드 공개에도 시장이 실망한 이유
파리 발표에도 불구하고 알파벳의 주가는 7.68% 급락했습니다.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고 싶습니다.
1. AI 답변 예시에서 오류가 있었습니다.
바드는 아홉 살 어린이에게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James Webb Space Telescope)’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이 망원경이 태양계 밖에 있는 행성의 첫 사진을 찍기 위해 사용됐다"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그 사진은 유럽남방천문대의 초거대 망원경 ‘VLT(Very Large Telescope)’이 찍었다고 합니다.
2.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바드의 능력이 챗GPT와 비교해 두드러지게 인상적이지도 않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미 있던 특징들을 반복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고도 합니다.
3. 발표 자체가 구글스럽지 않았다(un-Google-like)는 평가도 있더군요.
정리하자면, 시장은 아직 불안정한 바드의 모습과 구글의 조급함에 실망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바드만의 한계는 아니다?
챗GPT 역시 결점은 많았습니다. "현재 한국 대통령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문재인이다"라고 답했다고 하죠. 2021년까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했기 때문입니다. 최신 정보에 대한 부분에서는 오히려 바드가 더 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오류들은 빅테크들이 글로벌 검색 엔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아직 미완성 단계인 AI챗봇을 무리하게 내놓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합니다. 물론, 단순히 기업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결과라고만 하기는 어렵습니다. 인공지능 모델은 여러 문서를 딥러닝 학습 후 이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질문에 답변하지만 이 데이터의 사실 여부를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답을 내놓을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검색 엔진의 미래
글로벌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은 1월 기준 92.9%로, 구글이 압도적인 1위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위(3.03%)긴 하지만 1등과의 차이는 좀처럼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은 인공지능 검색 엔진이 판을 흔들 거라고 믿는 듯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필 옥켄덴 윈도·비즈니스 CFO는 “검색 광고 시장에서 점유율을 1% 올릴 때마다, 광고 매출이 20억 달러(2조 5000억 원)씩 늘어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거나 성능이 기대 이하라면 초기에 관심을 갖던 사람들이 결국 떠나가겠지요.
현재 중국 알리바바와 바이두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도 AI챗봇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SK텔레콤이 올해 AI챗봇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앞으로도 경쟁이 심화되겠습니다.
결국 승자가 누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이기게 되더라도 뒤에서 웃는 투자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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