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연말정산은 잘 끝내셨나요? 연말정산을 처음 하거나 잘 모르는 분들은 많이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에 대해 헷갈려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비슷해 보여서 계산은 어떻게 하는 건지, 뭐가 더 많아야 나에게 유리한지 등 고민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먼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간단하게 살펴보고 연말정산 과정에서 그 계산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의 가장 큰 차이는 계산 시점
기본적으로 공제는 세금을 줄이는 것입니다. 소득공제는 과세 대상인 소득 중 일정 금액을 공제해주는 것이고요. 세금의 대상의 되는 나의 소득 금액 자체를 줄여주는 것이죠. 흔히 알고 있는 근로소득공제, 인적공제, 신용카드공제 등이 속하게 됩니다. 반면 세액공제는 소득공제 후 부과된 총세금에서 일부 세금을 더 공제해 주는 것입니다. 세금을 한 번 더 줄여주게 되는 셈이죠. 자녀세액공제, 연금계좌세액공제, 의료비공제 등이 해당됩니다. 세액공제는 소득에 상관없이 모두 해당 항목에 대해 동일하게 혜택을 받게 된다는 차이도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세액감면은 세액의 일정 부분의 납부의무를 감소해 주는 것입니다. 중소기업 취업자에 대해 소득세 90%를 감면해 주는 정책이 해당됩니다.
정리하자면 종합소득공제는 산출세액 전에, 세액공제와 감면은 산출세액 후에 이루어지게 되는 겁니다.
말로는 조금 어렵겠지만 예시를 보시면 조금 더 이해가 가실 겁니다.
A씨가 받을 수 있는 종합소득공제 항목 중 인적공제 150만원을 살펴보겠습니다. A씨의 과세표준이 15%라고 했을 때, A씨가 세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2만 5천원 (= 150만원 × 15%)이 됩니다. 그렇다면 세액공제는 어떻게 될까요? A씨에게 자녀가 있어서 자녀세액공제 15만원을 받는다고 한다면 이 15만원의 혜택을 그대로 받게 됩니다. 그만큼의 세금을 덜 내는 것입니다. 공제액은 150만원이라도 과세표준에 따라 실질적으로 받는 혜택은 그보다 훨씬 줄어들 수 있지만 세액공제는 그 금액 그대로가 혜택이 되는 것입니다.
연말정산 세액계산방법
이미 연말정산을 여러 번 해보셨거나 기본적인 지식이 있는 분들이라면 위 내용만 보시고도 바로 이해하셨겠지만 아닌 분들도 계실 겁니다. 연말정산 세액계산과정에서 소득공제와 세액공제가 어떻게 산출되고 활용되는지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처음 하는 분들이라면 조금 어려울 수는 있지만 한번만 이해하고 나면 쉽습니다.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1.총급여액
총급여액 = 연간 근로소득 - 비과세소득
총급여액은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식대 등의 비과세소득을 뺀 금액을 말합니다. 즉, 연봉에서 비과세소득을 뺀 금액인 것이지요.
2.근로소득금액
근로소득금액 = 총급여액 - 근로소득공제
근로소득공제는 쉽게 생각하면 월급쟁이 직장인이 기본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공제입니다. 근로소득공제금액은 아래의 표처럼 총급여액 구간에 따라 공제 비율이 차등 적용됩니다. 공제한도는 2,000만원입니다.
예를 들어, 총급여가 3,000만원인 B씨는 위 표에서 세 번째 구간에 해당됩니다.
B씨의 근로소득공제금액 = 750만원 + (3,000만원 - 1,500만원) × 15% = 975만원
B씨의 근로소득금액 = 3,000만원 - 975만원 = 2,025만원
3.과세표준
과세표준 = 근로소득금액 - 종합소득공제
종합소득공제에는 인적공제, 연금보험료공제, 특별소득공제, 그 밖의 소득공제와 소득공제 종합한도 초과액이 포함됩니다. 풀어서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종합소득 과세표준 = 근로소득금액 - 인적공제 - 연금보험료공제 - 특별소득공제 - 그 밖의 소득공제 + 소득공제 종합한도 초과액
과세표준 역시 결국에는 내가 얼마를 버냐에 따라 달라지는 금액이 되는 것이죠.
4.산출세액
산출세액 = 과세표준 × 기본세율
세율 역시 소득, 즉 과세표준이 얼마냐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당연히 과세표준이 적을수록 세율은 낮아지겠죠. 최근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무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변화가 없었던 과세표준 구간이 달라진 것입니다. 그 긴 세월 동안 물가는 오르고 상대적으로 연봉은 덜 올랐는데 이러한 인플레이션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소득표 과세구간 조정은 내년부터 시행된다고 합니다. 연봉이 5,000만원인 분들까지도 세율이 15%가 적용된다고 하네요.
과세표준이 3,000만원이라면, 위 표에서 위에서 두 번째 구간에 해당됩니다.
산출세액 = 72만원 + (3,000만원 - 1,200만원) × 15% = 342만원
5.결정세액
결정세액 = 산출세액 - 세액감면 - 세액공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결정세액이 내가 최종적으로 내야 하는 바로 그 세금이기 때문이죠. 산출세액에서 세액감면, 세액공제 금액을 빼고 나면 결정세액이 됩니다. 이렇게 해서 세액이 계산되는 것입니다.
6.차감징수세액
차감징수세액 = 결정세액 - 기납부세액 - 납부특례세액
그리고 이 결정세액과 내가 이미 납부했던 세액을 비교해서 환급을 받을 수도 추가로 더 납부를 해야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기납부세액은 주(현)근무지의 기납부세액과 종(전)근무지의 결정세액의 합계액입니다.
결정세액 > 기납부세액 : 차액 납부
결정세액 < 기납부세액 : 차액 환급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소득공제는 초반에, 세액공제는 후반부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세액계산과정을 쭉 따라가다 보면 고소득자일수록 소득공제가, 저소득자일수록 세액공제가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고소득자는 과세표준이 높고 이에 따라 세율도 높아져서 내가 덜 내는 금액(소득공제에 세율을 곱한 값)도 커지게 되니까요. 세액공제의 경우는 소득에 상관없이 같은 금액이므로 오히려 저소득자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소득이 더 높은 사람이 종합소득공제를 몰아서 받는 게 더 낫다고도 합니다.
결국 해당 항목을 잘 확인해서 내가 직접 챙길 수밖에 없겠습니다. 만약 이번 연말정산에서 놓쳤다면 내년을 기약하며 미리미리 준비하면 됩니다. 소득을 올리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피같이 모으고 번 돈 일부를 조금이라도 더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 합법적으로 세금을 덜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서 내 돈은 내가 지키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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