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을 막아주는 ETF, 버퍼(Buffer) ETF

버퍼 ETF는 일정 수준의 초과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일정 수준까지는 손실을 흡수하는(막아주는) 투자 상품입니다. 파생상품을 이용해 몇 %의 하락까지는 원금을 보장해 주는 상품으로, 돈을 크게 벌지 못하더라도 많이는 잃고 싶지 않은 투자자들을 위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 상장된 버퍼 ETF는 종류가 다양하고 개수와 자산규모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버퍼 ETF란?

이론적으로 전통적인 방식의 주식이나 ETF는 무한대로 상승할 수도, 0이 되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며 투자하지만 반대의 상황 역시 대비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요.

 

버퍼 ETF는 기초 자산과 비슷한 수익을 내면서도 상승 cap을 통해 수익을 제한하고 버퍼를 통해 하락에도 제한을 둡니다. 물론 이 조건은 운용 시작일에 매수하고 1년 동안 유지한 투자에 한해서만 해당됩니다. 또한 손실 방어구간을 넘어서 하락한 경우 그만큼의 손실에 노출되기는 합니다. 미국 지수의 평균 수익률은 10%대입니다. 지수나 ETF에 투자하면서 아주 큰 수익을 바라지는 않지만 손실은 조금 더 꺼려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겠지요. 

 

아직은 이 표가 이해되지 않으실 겁니다.

출처: Innovator 홈페이지

 

이 표는 Innovator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버퍼 ETF의 종류로 관찰력이 좋은 분들이라면 이름에서 몇 가지 특징을 눈치채셨을 겁니다. 기초 자산도 저렇게 다양하게 있다는 것까지 확인하셨나요? 이 글을 쭉 읽고 나면 위의 표도 손쉽게 이해할 수 있으실 겁니다.

 

버퍼 ETF의 주요 발행 운용사로는 First Trust(FT)와 Innovator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알리안츠, 푸르덴셜 등에서도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아마도 손실 방어에 대한 수요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미국에서는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는 ETF 군이기도 합니다. 버퍼 ETF의 cap과 버퍼는 매년 리셋되지만 ETF인 만큼 언제든 매매가 가능합니다. 

 

주요 상품에는 FT CBOE Vest Fund of Buffer ETF(BUFR), Innovator U.S. Equity Power Buffer ETF (PJUL)이 있으며 순자산은 각각 2.6조, 1.3조원입니다. 

 

버퍼 ETF의 구조

버퍼 ETF는 기초 자산, 상승 cap, 하락 버퍼, 기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먼저 기초 자산이 있을 것입니다. 미국 S&P500지수가 가장 흔하고 나스닥 등 여러 지수를 추종하는 다양한 상품이 존재합니다.
2. 상승 cap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수익률의 상단을 제한하는 것인데요, 이 이상의 수익을 먹지는 못하는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3. 버퍼 ETF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바로 하락 버퍼에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손실을 제한하는 것이지요. 손실을 '제한'하는 것이지 '무효화'하지는 않습니다.
4. 기간 역시 살펴봐야 합니다. 다른 ETF와 달리, 버퍼 ETF는 제한된 기간에만 존재합니다. 보통 1년 단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시작 시점 이후에 살 수 없는 건 아닙니다. 언제든 상장되어 있는 ETF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만, 버퍼가 조금 다를 것입니다.

버퍼 ETF의 손실 방어 구조는 Flex option이라는 장외파생상품을 이용하여 이루어집니다. 버퍼 ETF는 3단계의 구조를 갖는데 먼저 첫 번째 단계에서는 기초 지수의 움직임에 노출되기 위해 자금에 있는 콜 옵션을 사용합니다. 2번째 단계에서는 방어를 합니다. 풋옵션(9% 및 15% 버퍼 ETF용)을 구매하고 장외 풋옵션을 판매합니다. 이를 bear-put spread라고 부릅니다.

 

여기까지만 해서 손실을 버퍼하기만 하면 좋겠지만 버퍼 ETF는 이렇게 끝나지 않죠. 투자자의 수익을 제한하는 상승 cap이 생깁니다. bear-put spread가 싸지 않기 때문입니다. 프리미엄 값을 조달하려면 콜 옵션을 판매해야 하는 것입니다. 콜 옵션 행사 가격 이상으로 주가가 상승하면 그 수익은 콜 옵션 매수자가 가져갑니다. 콜 옵션을 매도한 수익으로 풋 옵션을 매수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버퍼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버퍼 ETF 예시

 

예를 들어, 특정 버퍼 ETF의 상승 cap이 15%, 하락 버퍼가 10%라고 합시다. 만약 기초 자산이 20% 상승하게 되면 수익률을 15%까지 밖에 얻지 못하지만 지수가 15% 하락하게 되면 5%의 손실만 얻게 되는 것입니다. 5% 하락하면 손실은 전혀 없는 것이고요. 실제로 판매되고 있는 버퍼 ETF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최대 운용사 중 하나의 Innovator사의 버퍼 ETF입니다.

 

출처: Innovator 홈페이지

 

순서대로 9%, 15%, 30% ETF를 예로 한 것입니다.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시죠? BFEB, PFEB, UFEB 세 종류의 ETF는 상승 cap도 다 다르고 하락 버퍼도 모두 다릅니다. 30% 버퍼 ETF는 정말 위험을 회피하고 싶은 사람이나 치명적인 손실을 완충하고 싶은 사람에게 좋을 것입니다. 9%와 15% 버퍼 ETF는 수익률이 정상 범위에 속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손실은 최소화하고 싶은 투자자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버퍼가 깊을 수록 cap도 낮아지게 됩니다. 

 

시작 cap은 9%가 가장 높고 15%, 30%가 낮습니다. 30% 버퍼 ETF의 bear-put spread가 너무 비싸서 변동성이 더 크고 프리미엄이 더 높은 델타를 가진 콜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공짜는 없는 것이죠. 30% 버퍼 ETF는 더 큰 범위의 손실을 보호하지만 결국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낮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9% 및 15% ETF의 경우 하락이 억제되면 손실을 입지 않습니다.  -5%라고 해도 투자자에게는 0인 것이지요. 30%버퍼 ETF의 경우 -5%의 손실이 발생하지만, 그 이후에는 -30%에 달하는 추가 손실이 발생하면 보호됩니다.

 

다음 그림에서는 버퍼 ETF가 다양한 상황에서 어떤 결과를 보이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Innovator사에서 예시로 든 그래프이니만큼 조금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출처: Innovator 홈페이지

 

이 그림에서는 15% 버퍼 ETF로 예시를 들었습니다. 노란색 막대가 버퍼 ETF의 수익률, 회색은 기초 자산의 수익률을 나타냅니다. 코로나19처럼 어마어마한 하락장에서 만약 기초 자산이 -30%라면 버퍼 ETF는 -15%로 손실을 제한할 수 있었습니다.

 

PJAN

대표적인 버퍼 ETF 중 하나인 The Innovator U.S. Equity Power Buffer ETF(PJAN)에 대한 정보입니다.

출처: Innovator 홈페이지

 

기초 자산은 S&P500입니다. 기간은 2024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며 시작 cap은 14.24%, 시작 버퍼는 15%입니다. 이 값은 매년 기간이 끝날 때쯤 새로 정해집니다. 수수료는 0.79%네요.

 

버퍼 ETF는 매일매일 변화 내용을 업데이트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각 ETF의 운용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자세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Innovator 홈페이지

 

따끈따끈한 홈페이지 업데이트 자료입니다. 올해 2024년은 미국 증시가 줄곧 좋았습니다. 2월 9일 기준 PJAN가 지수보다는 수익률이 조금 못한 걸로 보이긴 합니다. 잔여 상승 cap은 10% 정도네요. 아직 기간이 10달 이상 남은 만큼,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Innovator사의 S&P500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1년 단위 15% 버퍼 ETF의 이름은 PJAN, PFEB 등입니다. 4글자 티커 중 첫 글자는 P, 뒤의 세 글자는 기간의 시작 달입니다. 버퍼 ETF는 다양한 종류가 상장되어 있고 분기마다 ETF를 출시하거나 롤오버 하기도 합니다. 내가 ETF를 구매하려는 시기에 맞는 ETF를 구매하면 되는 것입니다.

 

버퍼 ETF는 옵션 시장이 유리한 경우에 잘 작동할 수 있으며 다른 경우에는 전통적인 상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 상품은 수익이 제한되더라도 손실은 막고 싶은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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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