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이슈

벽계원 디폴트로 인한 중국 부동산 위기: 제2의 헝다 사태? 위기 혹은 기회

by 엉클리암 2023. 8. 15.
728x90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벽계원(비구이위안, 컨트리가든)이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채권 거래 일부가 중단됐습니다. 그 여파가 중국 금융권까지 번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2021년에는 헝다의 채무불이행을 시작으로 부동산 개발업체 여러 곳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때와 지금, 중국에서 시작된 부동산 위기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위기로 보였지만 결국 그때가 기회였지요. 지금은 어떤 상황일까요?

 

중국 부동산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

부동산_사진

중국은 모든 토지를 헌법으로 국가소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5일 "1980년대 홍콩 부동산 기업들이 선전과 상하이의 중국 본토 관리들에게 '토지사용권을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라'라고 조언하면서 중국 부동산 개발이 시작됐다" 그리고 "당시 개발비용이 절실히 필요했던 중국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이 방법이 훌륭한 자금조달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렇게 1998년, 중국 부동산 붐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때부터 도시가구가 아파트를 사고, 소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억명의 인구가 새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부동산은 순식간에 중국 경제성장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개인은 상당한 자산가가 되었고 지자체들은 엄청난 수익을 냈습니다. 지자체가 땅을 팔아 번 돈으로 인프라가 개선되면 땅값은 더 올랐습니다. 도심지 아파트 보유자들은 외국인 주재원들에게 고가에 주택을 임대하며 높은 수익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 부동산 위기가 중국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까

 

부동산 덕분에 중국 경제는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은행은 부동산 기반 금융상품을 대거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집값이 둔화하면서 집값 차액을 노린 투자수요도 점차 감소했습니다. 부동산 중심의 경제구조에 적신호가 켜진 것입니다.

 

SCMP는 "중국 주택시장 호황에서 비롯된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차입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라며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와 개발업자, 가계를 포함한 모든 주체들이 놀라운 속도록 부채를 축적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많은 지방정부들이 사실상 파산 사태에 접어들었고 가계는 디플레 국면에 접어들면서 부채상환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벽계원의 디폴트 여파

 

벽계원은 지난 7일 만기가 돌아온 달러 채권 2종의 이자 300억 원을 갚지 못했다고 합니다. 2021년부터 2022년 발행된 회사채 6종 등 모두 11종의 채권의 거래도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채권 총규모만 157억 200만 위안(약 2조 8천억 원)이라고 합니다. 벽계원의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18% 넘게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습니다.

 

벽계원이 연말까지 내야 할 이자만 58억달러(7.7조원)에 달합니다. 작년, 일명 '헝다 사태'로 불리던 부동산기업 헝다와 개발사 완다가 흔들릴 때보다 더한 충격이 시장을 흔들 거라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 사태를 통해 중국 부동산 경기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블룸버그는 15일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이 14일에 긴급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최대 자산운용사 중즈의 지급중단 사태에 대한 내용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지난 14일, 중즈 산하 중룽국제신탁은 약 3500억 위안(64조 원) 대 지급중단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즈는 기업이나 부유한 개인의 돈을 모아 부동산,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고 여기에서 얻은 이익을 고객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영업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디폴트 위기를 맞고 있는 벽계원에 작년 대거 투자를 했다가 큰 손실을 입어 고객들에게 신탁 상품의 원금조차 돌려주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최소 3개 고객사가 중즈로부터 만기 신탁 상품의 이익금과 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시진핑 행정부의 부동산 거품을 잡기 위한 여러 규제로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부동산 기업들은 그간 중룽 등 신탁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왔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은?

 

중국 정부는 그간 부동산 침체에 대해 장기간 대책을 마련해왔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국제 사회는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중즈는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반등할 거라고 보고 비구이위안에 대거 투자했지만 비구이위안이 디폴트 위기를 맞았다"며 "여파가 중즈와 중룽뿐 아니라 다른 업체로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의 투자신탁 시장은 약 2조 9000억 달러(3800조)에 이르며 이미 중국의 신탁 상품 106개가 디폴트를 선언했다고 합니다. 440억 위안(약 8조 원)에 이르는 규모입니다.

 

중국 디플레이션 초입의 최대 악재라고도 합니다. 덕분에 디플레가 가속화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사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 아닌 자신감을 보이고는 있지만 충격의 범위는 상당히 넓어 보입니다. 결국 중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말대로 만약 부동산 시장 붕괴를 막을 수 있더라도 각 지방정부의 자금력과 가계의 주택구매 여력은 크게 약해졌습니다. 부동산 개발기업은 부채를 피할 수 없습니다.

 

업친데 겹친 격으로 중국의 경제 데이터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주었습니다. 당분간 시장은 이러한 악재를 반영할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벽계원 디폴트 사태로 인해 중국 부동산 시장 전체에 위험 신호가 켜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당장은 위기처럼 보이지만 또 모르지요. 헝다 사태와 마찬가지로 지나고 보면 기회였을 지도요. 어쨌거나 투자자들에게 유의가 필요한 상황은 맞는 것 같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