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0일 미국 SVB(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하면서 투자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금융 시스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연준이 3월 FOMC에서 빅스텝(50bp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미국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미국 SVB(실리콘밸리은행)은 40년 역사의 미국 16대 은행으로 자산 규모 약 2090억 달러(277조원)입니다. 최근 이 정도 규모의 은행이 순식간에 파산하면서 투자자들은 제2의 리먼 사태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3월 9일, SVB는 예금 인출로 인한 대규모 채권 매도를 발표하였고 3월 10일, 자본 조달 실패로 파산하였습니다.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이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폐쇄한 것입니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워싱턴뮤추얼 은행 파산 이후 최대 규모의 파산이라고 합니다.
이 은행은 본래 스타트업의 생명줄로 불렸으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스타트업의 예금이 감소하면서 3분기 연속 예금이 유출되었다고 합니다. CEO의 공개 서한에서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대량 손절 매도 확정, 증자와 매각 시도 실패가 알려지면서 사태는 점점 안 좋은 방향으로 치달았습니다. SVB의 또다른 문제는 예금의 상당 부분을 미국 국채에 투자했다는 것입니다. 채권은 만기 전 매각할 경우 손실을 보게 되는데 기준 금리 인상으로 국채 가격이 하락해 손실분이 더 커졌을 것입니다. SVB의 지주사인 SVB파이낸셜은 약 18억 달러의 손해를 보더라도 매도가능증권을 매도하겠다고 선언했고 발표 이틀 만에 은행 폐쇄가 결정되었습니다.
연준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구제 금융 논의하고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해 유동성 부족에 처한 은행에 대출을 해주기로 하는 등 각종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은행에 이어 이틀 뒤에 시그니처 은행마저 문을 닫으며 투자자들의 경계심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VIX 지수는 28선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관련 기관에서는 추가 뱅크런 우려 확산을 막기 위한 자금 마련을 논의한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방향은? 제 2의 리먼 사태로 이어질까?
전문가와 투자자들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한 영향을 끼치지기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캘리포니아 지역에 한정되어 있으며 개인 고객보다는 스타트업의 비중이 큽니다. 다만, SVB처럼 특정 분야에 집중해 자금을 운용하고 운용자산의 대부분을 미국 국채에 투자한 곳은 극히 드뭅니다.
3월 13일, 프랑스와 벨기에를 비롯한 EU 회원국은 SVB 파산이 유럽에 큰 위험을 끼친다고 보고 있지는 않다고 하였습니다. 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오전 뉴욕 증시 개장 직전 대국민 연설을 통해 SVB에 예금했던 돈이 안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예금자의 예금 전액을 지급 보증하기로 하였습니다. 주식과 채권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금융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하며 이런 사태를 막지 못한 은행 경영진에 책임을 묻겠다고도 하였습니다. 미국 규제당국이 SVB의 거래 정지를 풀면서 예금 인출이 가능해졌지만 아직 모바일과 온라인 뱅킹은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듯합니다.
다만 이번 사태로 인해 연준이 3월 21~22일에 예정된 FOMC에서 빅스텝(50bp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금융 시스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관건은 14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될 것 같습니다. 월가는 전월 상승폭에 비해 둔화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고금리 채권의 문제로 SVB만의 문제가 아니고 위기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다른 부실 기업에 대한 우려도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은행 관련 주식들은 강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금값은 뛰었고 국채금리는 하락세입니다. 지난주 시장 금리는 급락했습니다. 이틀 동안 2년 물 금리는 45bp 하락한 반면 TLT는 반등 마감했습니다. 향후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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